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요즘 전 삥을 뜯지 않고 있습니다.

그냥 그런 이야기 2008/03/25 17:14
한 때는 삥으로 온갖 살림을 꾸려간다는 소릴 들은 적도 있지만,
2008년이 시작되고 부터는 선물을 한다거나 밥을 산다거나 품위유지 노력을 한다거나 해서
돈 쓸 일만 많지 전처럼 삥으로 살아갈 상황이 아니어서 말이에요.

하여간 그렇게 착하게(!) 살려고 하다보니 가끔은 생각지 않은 선물을 받게 되기도 하네요.
그래서 최근에 어쩐지 눈이 붉어지고 마음이 따끔따금하게 만들었던 선물들을 골라 자랑질할까 해요.

장윤정씨의 과소비
뜻밖의 김광석
지난해 1년차로서 눈부실 정도의 역량을 기록하여 전국순위에 들었다고 휴양지에 날아가 상을 받고 돌아온 FC장윤정씨(^^). 마침 서울을 경유하는 일정이길래 중간에서 배웅하러 서울역에 갔었더랬죠. 근데 밥 잘 먹고 역 안에 들어갔더니 이 사람 또 폭주하기 시작해서 백화점에 가 지갑을 고른다느니 가방을 고른다느니 날 막 끌고 다닙니다.

사실 지난 겨울에 몇십만원짜리 지갑을 고르는 걸 겨우 말려서 거절했었는데, 이번엔 그게 안되더라구요. 그게 그때도 일할때 차고다닐 시계를 사겠다고 가서는 비싸다고 고르지 않고 내 지갑이나 사자고 그러는 걸 보고 무지 당황했었는 걸요. 그때 거절하고 나오면서, 언니가 눈여겨 보던 시계를 나중에 내가 사서 보내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지요. 내 경제력으론 어림없는 걸 알면서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막 들어서... 물론 생각만 하고 말았지만, 이번에 보니까 그냥 만만한 짝퉁^^시계 하나 사셨더만요.

하여간 뭘 이리저리 사서 앵기려는 언니를 보고 있자니 그때 내 마음보다 몇배나 나를 생각하고 있는걸 짐작으로나마 느낄 수 있어서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어요. 대신 얼른 눈에 잡히는 걸로 사서 후다닥 나오는 걸 택했습니다. 사실 지갑을 일년 쯤 안쓰고 지냈어서 사준다는 걸 거절할 이유도 좀 궁색했고.. 다들 면세점에서 쇼핑할 때 우리 사무실 갖다주라고 초콜릿이나 고르고 나왔다는 사람이 왜 엄한데서 자꾸 지름질인지 말리고 싶기도 했지만...그 돈을 더 좋은 일에 쓰자~ 뭐 이런 이야기는 목에 딱 걸려서 나오질 않았어요. 애기때부터 항상 나를 돌봐주고 격려해주고 지금도 가족을 떠맡고 있으면서도 조건없이 늘 힘을 주는 언니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고맙게 받는 것 뿐이라는 게 미안하고 눈물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별 것 아닌 물건일지 몰라도 나로서는 한동안 잘 살아간다는 건 어떤 것일까 다시금 한참 생각하게 하는 특별한 선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김광석-그가 그리운 오후에>. 지난해에 우연히 인연이 닿아서 두어번 뵙기만 했던 임선생님^^으로부터 소포로 온 책이에요.

올해는 캄보디아에 머물면서 봉사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보려고 한다고 무언가 도움을 부탁한다고 했었는데, 정작 도움은 하나도 못드리고 계속 받기만 하고 있네요. 그럴 것이, 부탁받은 건 진행이 안되고 있고, 연초에 김광석 추모공연과 전시회 하는 것도 알고 있으면서 못가봤었으니 ㅠㅠ...

저는 당대에 김광석을 잘 모르던 사람이지만, 모처럼 받은 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보니 한 사람을 기억하고 보듬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의 마음이 참 절절하고 예쁘게 와 닿길래 그날은 오랜만에 내내 김광석 노래만 들으며 지냈었네요. 김광석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이렇게 판매부수라도 올릴 수 있음 보답이 되려나...^^;

어느 정도 책을 읽은 후에는 손으로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쓴 정성이 고마워서 봉투도 버리질 못하고 함께 책장에 꽂았어요. 이런 거 정말 쉬운 일 아닌걸요! 저처럼 그리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보이는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더 잘하고 살아가는 건지... 그러고보면 그동안 주위 사람들에게 생각없이 이리저리 받아온 것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런 생각에 젖다보니 어느새 또 코가 시큰해지는 거에요. 이러다 착한 신비 컴플렉스라도 걸리면 어쩌지요? -.-;;

하여간 이런 교훈적인 메시지로 자랑질을 맺을까 합니다. 허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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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승우 2008/03/26 10:34 수정/지우기 REPLY

    이건 새로운 형태의 삥 아닌감유?ㅎㅎ

    • 난나야 2008/03/26 11:18 수정/지우기

      형은 얼렁 책이나 보내줘..ㅎㅎ

    • 몽똘 2008/03/26 13:23 수정/지우기

      책 주문했소.ㅎ

    • amy 또는 신비 2008/03/26 20:26 수정/지우기

      요즘 즐거운 소식이 간간이 들린다했더니
      확실히 여유로워지신 모양이네요!

      그럴 것이, 눈치가 느셨어요^^
      이 새로운 방식의 삥에 동참하실 생각은?

      ps. 무슨 책입니까.

    • 몽똘 2008/03/27 08:28 수정/지우기

      ㅎ 있을 때 베풀어야 맘이 편하죠.^^ 난나야의 '더 레프트', 누나의 '남쪽으로 튀어라'입니다. 신비님도 원하시는 책이 있으신지요? 시민행동을 대상으로 봄맞이 독서캠페인을 벌이죠.ㅎㅎ

    • amy 또는 신비 2008/03/27 10:20 수정/지우기

      정말 원하는 책을 들이밀어도 되나요?
      무슨 일로 갑자기 "있을 때"가 되셨나요?
      어제 막 책을 주문했으나.. 보고싶은거야 아직 많으니.. 흐흣
      진짜 사주실거에요?

    • 몽똘 2008/03/27 19:32 수정/지우기

      그런 건 아니구요. 마음의 여유가 있게 된 거죠. 사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마음을 나누는 게 중요하겠죠.ㅎ

  2. 바람이 2008/03/28 12:24 수정/지우기 REPLY

    새로운 형식의 삥이 맞는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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