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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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공원에 다녀왔어요.

마음에 남은 풍경 2007/04/09 18:37
나무 아래 버려진 장갑

나무 아래 버려진 장갑

지난해 5월에 처음 가본 뒤 거의 1년만에 다시 찾은 그 곳은
아직 봄맞이 채비를 다 못하였는지 춥고 어둡고 쓸쓸하였어요.
음... 역시 '5월'이라야 하는 걸까요?

열사랄까, 책에서도 종종 보았을 유명한 투사랄까,
그런 이들과 어떤 개인적인 경험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터라
특별히 찾아가야 할 묘는 하나도 없지만
그런 내게도 그 많은 묘 사이사이를 걷는 동안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생각하기에도 벅찰 만큼
갖가지 생각들이 가득 차오르는 시간입니다.
사람이 살고 죽는데에는 참으로 별별 사연들이 다 들어차있으니 말입니다.
푹 꺼져버린 이름모를 묘와, 그 위에 피어난 작은 풀꽃들로부터도 목소리가 들려요.
돌아봐. 기억해. 다른 누구도 아닌 너 자신을. 오늘 하루를.

고 이범영 님의 묘 앞에 놓인 글

고 이범영 님의 묘 앞에 놓인 글


끓는 피!
이것은 젊음의 권리이다.
젊음을 잃고, 장년ㆍ노년이 되면 젊은 때의 모든 동기의 이상을 잃고 안일무사에 빠진다.
그렇지 않고 끝까지 신념대로 사는 사람도 많다.
그들이 바로 위대한 사람이다.
죽을 때 무엇 아쉬움 없이 죽어야 한다.
욕심을 채우다 보내면 어찌 살았던 사람이랄 수 있을까?
들에 있는 한낱 잡초도 자기 한 일을 안다고 하지 않는가?

- 1972년 10월 고 이범영 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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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소 2007/04/10 18:40 수정/지우기 REPLY

    84년에 청피노조에 묻어서 모란 공원에 갔던 것이 처음이었는데... 90년대에는 친구가 그 곳에 묻혀버렸습니다. 그곳은 너무 멀어서 자주가지 못하고 젊은 날에 혼자 4.19탑에 가서 소주까던 기억이 나네요. 참 뜨거웠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많이 차가워져 버렸네요.

    • amy 또는 신비 2007/04/11 00:54 수정/지우기

      그랬군요. 작년에 처음 갔던 것도 친구를 만나러 가는 지인을 따라갔던 거였는데요. 메시지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는 곳이에요. '푸른소는 여전히 끓고있다'가 저의 평소 느낌인데, 틀린 걸까요?

  2. 인디언 2007/04/11 16:29 수정/지우기 REPLY

    모란공원.. 울 서방이 나한테 처음으로 필 꽂힌 장소..ㅋㅋㅋ
    내가 노인분들(아마도 열사분들의 부모님이거나 가족이거나 하셨을텐데...) 대하는 모습이 그렇게 이뻐보였다나..어쨋든 결혼까지 오게 한 중요한 기억의 장소중 하나죠..
    이래저래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곳임에는 분명한데.. 신비는 어떤 감정이 교차했을까? 아주 구체적으로 궁금해지는데요..

    • amy 또는 신비 2007/04/12 10:50 수정/지우기

      실은 공원묘지에 가 본게 작년 모란공원이 처음이었어요. 가족들은 성묘를 안다니고, 가끔 큰댁에 가도 묘지는 뒷산에 따로 있어서 갈 일이 없었지요. 그래서 우선은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구요, 묘 하나하나 마다 먼저 간 이를 기리는 꽃이며 글이며 사진이며 여러 흔적들이 남아있는 걸 보고, 아니 계속 업데이트(^^;;)되는 걸 보고 묘지란 역시 살아있는(남은?) 이들을 위한 곳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죽은 사람은 말이 없을 뿐더러 듣지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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