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교때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
집에 와서 지갑을 잃어버렸단 사실을 알았을때
그 기분나쁨, 화남, 당황스럼, 짜증스럼...등등이란...
미친듯이 내가 지나왔던 길을 되집어가서
놀이터 그네 밑에서 찾았을때 그 기쁨이란...
중1때 설, 추석때 받은 용돈을 조금씩 모아서
자전거를 샀다.
내 친구의 21단 자전거엔 미치지 못했으나
그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코렉스 10단 자전거를 샀다.
그리고...1년도 채 타지 못하고 잃어버렸다.
어떤 씨방세가 아파트 계단에 묶어둔 자전걸 들고 날라버린것이었다.
다음날 학교갔다와서 종일 동네 자전거 가게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결국 씹스런 기분만 남았을뿐...
2000년이었나?
한창 술먹으면 필름 끊겨서 지랄하던 시기에
일명 아리랑 치기를 당해서 6돈 반짜리 금목걸이랑 지갑을 털렸다.
술에서 깼을때 난 미친놈 처럼 주변을 맴돌았다.
내 것을 잃어버리는건
그게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참 기분나쁜 일이다..
지난 주말 경주에서 할머니 팔순잔치에 참석하고
거제도에 누나와 조카를 데려다주고 올라오던길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내리는데 뭔가 밟히는게 있었다.
지갑.
열어보니 수많은 카드들과 빳빳한 만원짜리 신권지폐..
어림잡아 100만원 정도 되었던듯...
견물생심이라..
순간 갈등이 생겼다.
100만원이라...이돈이면 한달 어떻게 버틸수 있을텐데...
다행히도..
정말로 다행히도 그 생각은
내가 다시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는 시간 만큼만 지속됐다.
뒤적뒤적 연락처를 찾아 연락했다.
"저기요..."라고..
그날 천안 휴게소에서 만나 잃어버린 이에게 지갑을 전해주고
하얀 봉투에 든 사례금 5만원을 받았다.
그리고....다음날 다시 그 부인으로 부터 연락을 받았다
고맙다고..
그리고 며칠후..오늘 다시 그 딸로 부터 연락을 받았다.
정확히는 울 엄마가.
그리고 부득부득 우기는 그쪽의 고집에 계좌번호를 알려주셨단다.
그리고 20만원이 입금되었다.
뭔가 미안하기도 하면서...고맙기도 하고...기분좋기도 했다.
내것이 아닌걸 내가 가질 순 없는거다.
그렇게 사는게 맞는거다.
분명 누군가는 지랄~ 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공돈이 생기니 기분은 좋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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