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소금을 대신해서
전화를 받고 검정 터틀, 검정 쉐타로 갈아입었네요.
"***님,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상가를 다녀와서 알았습니다.
제게 제일 먼저 연락 주신 것을...
점심같은 아침을 먹다가 부음에
놀라 안경도 못챙기고 나선 하루였답니다.
그리고 막차를 타고 지금 들어왔네요.

인용<바이킹 영화를 보면 배에 태워 떠나보냈었죠?>
늘 상가를 다녀오면 왕 소금을 문 앞에서 뿌리시던 어머님께..
오늘은 상가를 다녀온다는 말을 드리지 못했네요.
그래서인가 ? 왕소금 대신 **에 귀신을 붙여볼까합니다. ^^
죽음을 목격한 것도
영혼을 가까이서 교감하며 사는 것도
아니지만
귀신이 불길하다거나 함께 어울리면 안되는 존재라는 생각은 안들더군요.
그래도 가끔은 오싹은 하답니다. 전율도 느껴지고...
아마도 우리가 감지하지 못할 뿐...공기중에 귀신이 많이 있을꺼에요.
기가 쎈 귀신(방금 죽었거나 생전에 셌던 귀신), 덜 쎈 귀신(죽은지 오래된 귀신)...
귀신을 달고 다닌다는 착각을 하면 현실감각을 놓칠지는 몰라도
삶에 조금은 초연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초상에서 맥주를 연거푸 먹은 탓이겠지만...
모두들 각박하게 살 고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한 한소리를
툭툭 던지다가 상가를 떠나더군요.
저는 그 허전한 등 뒤를 물끄러미 보다가 맥주를 홀짝 했습니다.
고인은 시신을 삼성병원에 기증하였답니다.
저는 불태우려던 제 몸뚱이를
요즘에는 왠지 아까워
묻어둘까를 생각했었습니다.
죽은 몸이지만 몸에 칼이 들어와서 해부된다는 생각은
왠지 아플지도 모른다는 의미없는 생각도 했네요 ^^

Canon | Canon DIGITAL IXUS 50 | Multi-Segment | 1/13s | F 2.8 | 0Ev | 5.8mm | No Flash
http://www.flickr.com/photo_zoom.gne?id=341087870&size=o

여하튼 상가를 다녀왔습니다.
죽음은 생각처럼 멀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살아서인지...
새파란 얼굴에 저는 곧잘 죽으면 와서 쏘주나 부어달라는 농담을 잘 던집니다.
^^
살아있는 동안에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
숨쉬는 동안에 어디에서 어떤 모양으로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
내가 지금 바라는 삶의 궤적을 걷고 있는 것인지
더 잘 할 수 있는 다른 재능은 없는지
새로운 도전으로 열정적으로 살다 가는 것은 어떨지
교회를 잘 다녀볼지
무언가 봉사와 헌신의 삶은 어떨지
산에 들어가 사주팔자를 공부해봄은 어떨지
여기까지 걸어온 길을 모두 잊고 낯선 모습이 되어봄은 어떨지..
영화주인공처럼 무작정 미대륙을 횡단해보고 다시 생각해봄은 어떨지...
내일 몇일간 준비했던 일을 눈앞에 둔 나름..중요한 날 밤에
깊은 잠을 청하지 않고 엉뚱한 생각에 빠집니다.
여하튼...
저는 망우리 공동묘지 차가 올라가는 공원까지 올라가서
코 앞에 묘와 눈 앞에 서울 야경을 훑곤 합니다.
그때마다 나무하고 내려오는 청년처럼 등에 가득 귀신을 주렁주렁 달고
내려오는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귀신처럼 내가 머무는 세상과 무관하게
세상에 지내는 법을 연마하고 오는지도 모릅니다.
망우리 묘지 뒤편에 약수터가 있답니다.
사람들은 약수물을 자주 퍼먹으러 오면서도
이 물이 헤골물이라고 장난스레 말하며 물을 담습니다.
물은 수질 검사를 다해서 아주 좋은 상태랍니다.
언제 저랑 야간 자전거 라이딩을 망우리 공동묘지를 해보실 분은 없는지요?
꼬불꼬불 한시간 20분이면 산중턱 높이로 이어지는 공원길을 한바퀴 돌듯 싶습니다.
^^
더 추워지기전에~~
날이 춥습니다. 모두 효심을 불태웁시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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