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체 끝나기전에 끝나고 나가는 녹색교통 6월호에 글을 써달라고 해서 난감해 하면서 썼습니다. 전체 공약의 대부분이 개발공약인(재건축지역에서 출마하는 어떤 한 기초의원 후보는 공약이 "주민들이 원하는데로 높게 지워주겠습니다."였습니다.ㅠㅠ) 2006년 지방선거. 막 개발에 반대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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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개발․헛공약에 딴지걸기


오관영(2006년 지방선거연대 공동처장,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


 국도건설 반대? 남원시에서 벌어진 기이한 일- 빠름 거부하고 꼬불꼬불 느린 길 내기

 2005년 전라북도 남원시에서는 마을주민들이 국도건설을 반대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2004년 남원시는 남원시 인월면에서 경상남도 함양군으로 이어지는 8km 국도구간을 4차선으로 넓히고 터널을 뚫고 다리를 세워 교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려 했다. 도로건설에 사용될 공사비는 무려 1140억원. 그렇지만 남원시와 익산국토관리청은 도로를 확장하면 지역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며 공사를 강행하려 했다.

 그러나 지리산 인근의 지역단체들이 모인 지리산생명연대를 중심으로 개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8km의 구간을 개발하는 데 1140억원이 들 뿐 아니라, 직선으로 터널을 뚫고 다리를 세우면 자연이 파괴될 수밖에 없었다. 무조건 반대만 한 게 아니라 지리산생명연대는 기존의 도로 폭을 조금만 넓혀 보행자와 자전거, 농기계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자고 건의했다.

 주민들은 고속화도로가 건설된 다른 지역을 직접 돌아보며 도로가 건설된 뒤에 지역경제가 발전하기는커녕 몰락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했다. 빠른 도로가 건설되면, 더 이상 사람들은 차를 세우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끼려 하지 않을 터이고, 아름다운 자연은 자동차로 휙휙 지나칠 통과공간으로 변해 버린다. 자연히 차를 세우고 마을에서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이 줄어들고, 자연에 기반을 둔 지역의 경제도 서서히 몰락할 수밖에 없다.

 꼬불꼬불한 길을 직선으로 펴고 터널을 뚫으면 빨리 달릴 수 있을지 모르나 주민들의 삶을 풍요하게 했던 자연이, 그리고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했던 교감(交感)이 파괴될 수밖에 없다. 빨리 달릴수록 주변의 공간과 자연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렇듯 속도는 인간의 감성과 생각을 변화시킨다. 그래서 주민들은 "아름다운 길이란 목적지에 도달하는 '과정' 그 자체여야 하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고 여기며 빠른 도로건설을 반대했다.

 윤정준 지리산생명연대(http://www.savejirisan.org/) 사무처장은 "지역운동을 하다 보면 '도로 싸움'은 절대 이기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개발에 대한 욕구가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초 예산의 10분의 1 예산을 사용하더라도 아름다운 도로를 만들라는 주장에 주민들이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젠 개발이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다."로 말한다.

 윤 사무처장은 "당초 자치단체가 터무니없는 도로를 건설하려 했던 것은 '전국도의 4차선화' 사업 차원에서 건교부가 지원하는 지방도로 건설 예산 때문이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도로 건설 예산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승우․김병기, “1천억원과 맞바꾼 한 농촌의 마을지도, 빠름 거부하고 꼬불꼬불 느린 길 내기”, ‘ 지역을 바꾸는 10가지 희망’, 2006 지방선거연대․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31300>



 위 사례는 개발이 제일인 시기에 주민들이 4차선 국도건설을 막아낸 드문 사례이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95년 1대 지방자치단체선거로 시작하여 2006년 임기가 끝나는 3대 지방자치단체까지 지난 11년간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나눠주는 분권이 확대되고 지역주민들에 대한 행정서비스가 좋아지는 등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 반면에 지난 2월 감사원의 지적이 있었듯 부당한 행정으로 4,200억의 예산낭비가 이루어지고, 막개발과 난개발로 자연이 파괴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었다. 이러한 예산낭비와 막개발은 주민들을 자치(自治)의 주체가 아닌 행정의 동원 대상으로 바라보는 잘못된 행정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6년 지방선거시민연대는 첫째, 주민소환 등 주민참여제도, 지방의원이 유급화 됨에 따라 영리행위를 규제하고 정당공천에 따른 올바른 선거구 획정 등 진정한 자치의 바탕이 되는 6대 입법과제를 선정하고 4대 지방자치단체가 구성되기 전인 4월 임시국회에서 입법할 것을 촉구했고 주민소환제가 입법되는 소중한 성과를 얻었다.

 다음으로 2006년 지방선거는 주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환경․교통, 복지, 문화, 자치 등 4대 분야에 대해 10과제 등 정책과제를 제안하고 각 후보들에게 이의 수용을 촉구하였다. 전국차원에서 제안된 정책제안은 각 지방선거연대의 요구를 일반화시킨 것으로 각 지방선거연대와 녹색교통, 문화연대, 서울 환경운동연합 등의 부분 단체들은 각 지역과 부분의 특수성을 더해 정책제안 활동이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2006년 지방선거연대는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여 ‘지역발전=개발’이라는 막개발 논리에 맞서 주민들의 삶을 저하시키고 지역의 문화와 환경을 훼손하는 44개의 막개발․헛공약을 선정했다. 막개발․헛공약의 선정기준은 지속가능성과 실현가능성을 기준으로 10개의 평가지표를 가지고 22명의 정책자문단회의와 전국에서 모인 70여명의 유권자위원회, 그리고 2006지방선거연대 집행위원회를 통해 최종 확정했다.


 2006년 지방선거연대의 공식적인 평가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지방선거에 대한 최초의 전국적 대응이 이루어졌고, 주민소환제 입법을 통해 10년 동안 노력해온 주민참여제도 입법 운동이 소중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기관차와 같은 개발에 대항하여 환경․교통, 복지, 문화, 자치 등 삶의 질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가치’에 기초한 정책제언과 공약평가를 시도했다는 것은 성과라 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2006년 지방선거연대의 이러한 목소리가 유권자들에게 전달되어 후보들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2006년 지방선거연대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있지만 이번 선거가 정당공천제가 확대되면서 당의 개입이 확대되고, 대선을 앞두고 대선 전초전의 성격을 띠면서 정책보다는 정당중심의 선거가 이루어졌다. 특히 5월 20일 박근혜대표 피습사건 이후 한쪽으로 여론이 쏠리면서 선관위 주최의 후보 정책토론회가 무산되는 등 정책선거를 하기가 더 힘든 조건이 되었다.


 주민들의 개발요구에 비해 2006년 지방자치연대의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자는 목소리는 대답 없는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왔다. 어쩌면 지방선거에 대한 일회성 대응으로 개발을 바라는 주민들의 욕구를 바꾸고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하는 후보들의 정책을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이 확인됐다. 일상적인 시기에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생활을 바꾸고 지역의 비전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막개발을 저지할 수 없다. 2006년 지방선거의 활동은 시민운동의 시선을 지역과 주민들에게 돌려놓았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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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진
    2007/06/08 20:13
    글 잘 읽었습니다. 녹색연합 식구들이랑 프린트해서 돌려 읽어요.
    • 푸른소
      2007/06/08 23:14
      그렇게까지는 아니죠?^^ 저는 녹색연합의 백두대간 생태탐방에 언제 꼭 따라가보고 싶답니다. 복귀 축하합니다.


아시아 NGO센터의 필리핀연수를 계기로 만들었습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공간이 되길... by 푸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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