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현지 사진 - 5

이라크 북부 터키 접경지역인 모술.
이라크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티그리스 강은 이들에겐 젖줄과도 같다.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공원에 소풍을 나온 이들에게서 전쟁의 공포감을 읽을 수는 없다. 이들의 맑은 눈 뒤에 가려진 일상화된 죽음의 공포가 드러나지 않을 뿐인 것이다.

한쪽 다리를 잃은 이유를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것이 폭격에 의한 것이든, 다른 사고로 인한 것이든 자신의 어린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그는 즐거워 보였다.

이라크 북부 모술시에서 대규모 반미집회가 열렸다.
수많은 성조기와 부시 미대통령의 인형들이 불태워졌다. 이라크여 영원하라는 함성은 온 도시를 매웠다. 타오르는 불길을 피해 한 시민은 잠시 고개를 돌렸지만 이내 다시 분노의 몸짓을 보였다.

승리의 'V'자가 이들에겐 승리를 뜻하는게 아니다.
어른들이 만들어준 세계가 이들에겐 너무 벅찰 뿐이다. 허름한 옷과 온 몸에 낀 땟자국이 이 아이들의 현실을 보여줄 뿐이다.

공연을 마친 소녀들이 깊어가는 저녁놀을 받으며 티그리스 강변 공원에 모여앉아 잠시 수다를 떨었다. 곱게 옷을 차려입고 모처럼 친구들끼리 자신들만의 시간을 만들었다.

폭격이 있기 전날 오후.
한 가족이 작은 픽업트럭에 몇 가지 짐을 싸들고 피난을 떠났다. 겨우 두 평 남짓한 짐칸엔 11명의 여성과 아이들이 타고 있었다. 늘상 있어왔던 죽음의 공포가 다시 이들을 엄습하면서 이를 피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짐을 꾸렸다. 아이들은 무슨 일인지도 모른 채 추운 날시를 탓할 뿐이었다.

한때 이라크의 축구는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도 축구일 정도로 낡은 축구공 하나면 이들은 무엇도 부럽지않은 듯 보였다. 아무런 제지없이 아무런 공포없이 이들은 마음대로 공을 차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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